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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일경제] 숙면 취하려 `우유주사` 찾다간 영면 위험
글쓴이 세연
날짜 2013-04-03 [13:36] count : 32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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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매체 : 매일경제
■ 보도기사 : 숙면 취하려 `우유주사` 찾다간 영면 위험
■ 보도일자 : 2013-03-29
  


『기사 본문 中』

뇌신경 억제해 수면 유도…마취효과 빨라
수술·수면내시경 할때만 사용하는 마약
오남용땐 혈압저하·호흡약화로 사망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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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으로 주사하는 프로포폴은 적은 양으로도 수면마취 효과가 강하고 기존 마취제보다 부작용이 없어 일선 병의원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프로포폴은 과다 사용하거나 오남용을 할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반드시 의료용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사진 제공=세연통증클리닉>

회사원 장영수 씨(43)는 최근 운동을 하다가 발을 헛디뎌 요통이 찾아왔다. 통증이 심해 비수술 척추전문병원을 찾아 꼬리뼈 내시경 시술을 받았다. 호흡과 혈압 검사를 받은 뒤 수면마취용 주사를 맞고 곧바로 잠에 곯아 떨어졌다. 장씨는 시술시간을 포함해 30~40분쯤 수면을 취했지만 잠을 깨고 난 뒤 몇 시간 동안 숙면을 취한 것처럼 개운하고 상쾌했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인 원장에게 물어보니 이른바 `우유주사`로 알려진 프로포폴(propofol) 주사를 놓았다고 했다.


지난 1월 건강검진 때 수면내시경으로 위와 대장 검사를 했던 김진영 씨(44)는 집에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할 뻔했다. 수면내시경을 받기 위해 맞았던 프로포폴 약효가 지속되면서 환각작용을 일으킨 데 따른 것이다.


프로포폴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프로포폴은 정맥주사용 수면마취제로 수술이나 중환자의 통증 억제, 수면내시경 등과 같이 의료용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프로포폴은 꿈을 꾸는 듯한 착각과 함께 잠을 푹 자고 일어난 듯한 상쾌함 때문에 암암리에 불법 투약이 이뤄져 왔다. 특히 수면장애를 앓고 있거나 수면리듬이 깨진 특수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의료 이외 목적으로 투약이 이뤄져 왔다.


용액이 흰색이라고 해서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은 2009년 6월 마이클 잭슨의 사망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최근 일부 연예인들이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프로포폴은 우리나라에서 2011년부터 항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분류되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리하고 있다. 미국은 2009년부터 통제물질로만 지정돼 있다.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처음이다. 그러나 다른 마약류에 비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심우석 교수는 "의료용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쓸 때는 투입량 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기 때문에 남용이나 중독과 같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드시 의료 목적으로만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 세계 최초로 한국이 마약류로 지정


프로포폴은 페놀계 화합물(2.6-다이아이소프로필페놀) 1%, 콩기름 10%, 정제된 계란 인지질 1.2%, 글리세롤 2.25%, pH(산도)를 조절하는 수산화나트륨 등으로 구성돼 있다. 2.6-다이아이소프로필페놀이 지용성이기 때문에 수용성인 혈액과 잘 섞이도록 콩기름과 인지질이 첨가되어 있다. 프로포폴 빛깔이 흰색을 띠는 이유는 바로 콩기름과 인지질 때문이다.


주사는 정맥을 통해 투여한다. 기존 마취제보다 부작용이 거의 없이 빠른 마취를 유도하고 시술 후 환자의 빠른 회복을 가져온다는 장점 때문에 일선 병의원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프로포폴은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소량을 주입할 경우 환자나 시술전문의 모두 만족할 만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양을 주입하거나 오남용을 할 경우 자칫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프로포폴은 영국 ICI라는 회사가 개발해 1977년부터 판매됐다. 초기 프로포폴은 특성상 물에 녹지 않아 크레모포 이엘이라는 용매에 용해시켜 사용했지만 부작용이 발생해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후 1986년 대두유(콩)를 용매로 사용한 제품(상품명 디프리반)으로 다시 발매됐다. 현재 50여 개국에서 사용되고 있고 우리나라는 1992년부터 사용이 허가됐다.


프로포폴이 인체 내 혈액 안으로 들어가면 a타입 GABA 수용체를 활성화시킨다. a타입 GABA는 사람의 뇌신경의 활동을 억제하는 신경전달물질로 뇌로 들어가는 혈류를 줄여주고 뇌의 대사 속도를 늦춰주면서 잠이 들게 한다. 즉 a타입 GABA 수용체를 자극하면서 잠을 유도하는 것이다.


프로포폴은 체내 순환이 빠르고 대부분 간에서 대사가 되고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예를 들어 약 2㎎을 주입하면 5분 정도의 수면효과만 작용한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인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은 "프로포폴은 정맥에 주사하기 때문에 체내 분포 및 대사가 빨라 단시간 마취가 필요할 경우 적합하다"며 "효과가 빠른 만큼 무호흡 및 혈압저하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두통, 어지럼, 복부ㆍ기관지 경련, 구토, 흥분, 착란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일부 왜곡된 성 인식도 오남용 불러

프로포폴의 대표적인 불법 투약은 주로 수면장애를 앓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일부 왜곡된 성(性) 인식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음성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수면장애는 2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불면증으로 악화된다. 이때 약이나 주사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이다.


수면마취제와 수면유도제는 기능이 조금 다르다. 수면마취제는 수술을 목적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것이다. 반면 수면유도제는 졸피뎀 성분이 들어가 있는 약물로 정상적인 수면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면유도제는 과거 수면제와 달리 대체로 뇌기능을 양호하게 유지해 준다.


사실 수면마취제나 수면유도제 모두 불면증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약물은 아니다. 불면증을 프로포폴이나 비벤조다이제핀과 같은 약물로 극복하려 한다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수면 중 호흡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수면마취 시 호흡 기능이 더욱 떨어져 위험하다. 내시경이나 성형수술 전에 수면검사나 수면스크린검사를 철처히 받고 수면 중 호흡장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우리나라는 약 4분의 1이 불면증을 앓고 있지만 수면다원검사도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프로포폴과 같은 비정상적인 방법을 찾게 된다"며 "불면증 환자들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사형집행 때 사용하기도


프로포폴은 20㎎만 투여해도 치명적일 수 있다. 전문가들도 적정량을 투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한다. 이 때문에 수면내시경을 하다가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치사량 수준의 다량을 한꺼번에 주사하면 극심한 고통을 동반하기 때문에 미국 미주리주에서는 사형수의 사형집행 약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처럼 프로포폴은 오남용할 경우 매우 위험하다. 마취제이므로 일반 수면제에 반응이 없는 상습 불면증 환자가 수면을 목적으로 투여한다든가 기분전환을 위해 상습적으로 투여하면 호흡 기능과 심장 기능이 떨어져 사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돼 있다.

수면무호흡, 구강호흡, 심한 코골이, 부정맥,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수면마취제에 의한 사망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봉춘 원장은 "프로포폴을 포함한 수면마취제는 중추신경에 작용하기 때문에 혈압이 10~20% 내려가고 호흡이 약해지게 되는데 많은 양을 사용하면 더 심해진다"며 "노약자, 수면무호흡증ㆍ비만ㆍ천식과 같은 호흡기질환이 있으면 투약 후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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