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매체 : 경향신문
■ 보도기사 : 수면장애에 자살충동까지 부르는 만성통증
■ 보도일자 : 2012-04-27
『기사 본문 中』
ㆍ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져 초기에 적극 치료 받아야
‘만성 통증은 질환이다.’
계속되는 통증을 방치하면 신경이나 세포가 손상되고, 통증 스트레스로 인해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적극 치료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대한통증학회가 최근 국내 통증환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만성 통증으로 인한 수면장애를 꼽은 비율이 60.1%로 가장 높았다. 우울감 44.2%, 집중력 및 기억력 감소 40.3%, 불안감 36.7% 등 부정적인 심리경험이 높은 순위에 포함됐다. 이어 경제활동 제한 34.4%, 가정불화 9.5%, 실직 8.1% 등 다양한 일상생활의 불이익까지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35%는 통증으로 자살충동까지 느꼈다고 답했다. 통증이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될 위험이 높다는 방증이다.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이 아픈 어깨를 주무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문동언 교수는 “만성적인 통증이 커질수록 단순한 통증으로 인한 고통뿐 아니라 수면장애, 우울증 등도 많이 발생하고 치료가 실패하면 분노나 불안감 등 정신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환자 자신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가족이나 이웃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통증은 크게 급성으로 나타나는 것과 만성적인 것 두 가지가 있다. 만성 통증이란 질병 치료 후 통증이 3~6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신경계 질환이어서 치료가 간단치 않다. 조직 손상이나 신체의 방어적 기능에서 비롯되는 하나의 증상으로, 관련 질병 치료 후 자연히 없어지는 급성 통증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문 교수는 “환자의 42.6%는 전문적인 통증 치료를 받는 데 6개월 이상 걸렸고 31.1%는 1년 이상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처럼 통증에 시달리다 뒤늦게 병원에 가면 치료율이 낮아지고 재발도 쉬워진다”고 밝혔다. 초기에 적극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말초신경 외에 척수신경과 뇌신경에까지 손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성 허리통증 환자에게 적용되는 내시경 레이저 시술. 세연통증클리닉 제공)
만성 통증의 조기 치료는 우선 통증의 만성화를 방지하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일차적인 치료는 진통제 투여다. 약한 통증에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제, 심한 통증에는 마약성 진통제 처방이 흔히 이뤄진다. 마약성이라도 일반 마약처럼 중독 증상은 발생하지 않는다.
문 교수는 “만성 통증 환자는 오랜 기간 진통제를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중독성, 내성, 금단증상 등이 적어야 하며 복용 횟수 감소 등 편리성이 높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인이나 암 환자 등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고, 특히 간이나 신장에 독성을 끼치지 말아야 한다.
문 교수는 “최근 피부를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패치제가 나와 약물 사용의 편리성이 커지고, 일정하고 지속적인 진통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는 주 1회 부착하고 7일간 약효를 지속시킬 수 있는 제품(성분명 부프레놀핀) 등 패치형 진통제 두 가지가 나와 있다. 건강보험 적용으로 처방된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은 “요즘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인해 가벼운 요통이나 근육통을 겪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상태를 오랜 시간 방치하면 만성 통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만성 통증 환자들이 호소하는 집중력 저하, 기억력 장애, 수면장애,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은 만성피로증후군과 비슷하므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약물로 한계가 있는 급·만성 통증은 환부에 직접 마취제 성분을 주사하거나 신경차단술 등 비수술적 통증치료로 크게 완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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