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최순임 씨(45)는 최근 30도를 넘나드는 초여름 날씨에 얇은 옷차림으로 자주 출근한다. 하지만 에어컨 바람이 강하게 나오는 사무실에서 장시간 일하다 보니 평소 잦은 통증이 있던 어깨와 목에 오싹한 한기를 느낄 때가 많아졌다.
에어컨 바람이 약할 때는 통증을 견딜 수 있지만 한기를 느낄 정도로 찬바람을 쐬면 어깨부터 시작된 통증이 목까지 욱신거리고 두통마저 생길 정도가 됐다.
보통 뼈마디가 쑤시고 욱신거리는 목 디스크와 어깨ㆍ관절 통증은 겨울에 많이 발생하지만 요즘은 냉방시설이 잘 돼 있는 여름철에도 곧잘 나타난다. 기압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면 평소 음압을 유지하고 있던 관절 내 압력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로 인해 관절 공간이 부풀게 되면 관절 속 윤활액 물질이 늘고 염증 부위에 부종이 심해지면서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에어컨의 찬바람은 겨울 추위와 마찬가지로 무릎 안쪽 압력을 높여 염증과 부종을 악화시킨다. 더불어 차가운 공기는 관절과 주변 근육을 경직시켜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여름은 고온다습해 관절에 좋지 않다. 기후와 습도 영향을 크게 받는 관절은 흐리고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는 기압이 낮아지면서 관절 압력이 올라가고 염증이 증가해 관절 통증이 심해진다.
△찬바람을 쐴 때마다 목과 어깨가 결리고 뻣뻣한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양반다리를 했을 때 무릎 안쪽에 통증이 있는 경우 △걷기만 해도 무릎 피로감이 심한 경우 △관절 통증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지속되는 경우 등은 주사 치료가 필요한 단계일 수 있다.
비수술 척추ㆍ관절 전문병원인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은 "어깨나 관절 통증은 빨리 치료할수록 증상이 빨리 사라지고, 특히 어깨가 굳는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찬 바람을 많이 쐰 후 어깨나 목에 심한 통증이 계속되면 기존 목 통증 환자는 디스크로도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자신이 판단하기보다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공간에서 건강한 관절을 유지하려면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온도와 바깥 기온 차이를 5도 이내로 유지하고, 실내온도도 2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바깥에서 실내로 들어왔을 때 몸에 한기를 느낄 정도로 소름이 끼친다거나 땀이 마르면서 재채기를 할 정도면 너무 급격한 기온 변화에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결과로 보면 된다.
관절 통증을 덜어주는 데 바람직한 습도는 50% 이하다. 습도를 낮추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환기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습기를 조절하는 효과가 있는 숯을 집 안 한구석에 놓아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