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척추치료를 받은 김 모(67) 씨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평생 농사를 천직으로 삼아 일하면서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고 결혼시켰던 김 씨는 하지만 고된 농사일의 후유증 탓인지 지난 몇 년 동안 극심한 허리통증에 시달렸다. 매일 반복되는 심한 통증 때문에 오죽하면 눈에 넣어도 안아플 것 같은 금쪽 같은 손주 한번 안아보지 못해 늘상 가슴에 한이 맺히곤 했다.
아버지의 고통을 보다 못한 자식들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은 김 씨는 정밀검사 결과 척추관이 달라붙어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나이가 있는데다 그동안 주변에서 들어왔던 ‘허리에 칼대면 안된다’라는 말 등 수술에 대한 부담 때문에 본인이나 가족 모두 선뜻 결심을 하지 못했다. 고민을 거듭하던 김 씨는 결국 최근 선보인 내시경을 이용한 척추치료를 받았고 이후 지난 몇 년간 그토록 자신을 괴롭혀 왔던 허리통증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김 씨가 치료받은 내시경 치료법은 1mm의 가느다란 내시경을 꼬리뼈를 통해 척추의 신경을 싸고 있는 경막의 바깥쪽으로 집어넣어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이 심한 신경부위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과 부종, 흉터 따위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지난 2007년 2월부터 최근까지 디스크 등 척추질환으로 내원한 환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경막외 내시경 치료법’을 시행한 결과 80% 이상에서 통증 개선은 물론, 증상이 크게 호전되는 임상 결과를 얻어냈다. 이 치료법은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로 시술이 이루어져 전신마취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으며 고령으로 인해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나 고혈압, 당뇨, 심장병, 골다공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도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실시간으로 X-RAY영상과 함께 내시경을 직접 보면서 시술하는 이 치료법은 시술시간이 15~30분 정도로 짧고 시술 후 단 시간 내에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척추질환을 비수술적 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실례로 세계적인 척추 수술 전문의사인 미국 텍사스대 의대 가보벨라 라츠 교수가 내한 본원에서 ‘척추 신경성형술’을 공동으로 시술하기도 했다. 라츠 교수가 개발한 이 시술법은 이미 미국에서 임상에 적용, 1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좋은 결과를 얻어낼 정도로 보편화된 수술법이다. 당시 시술에는 일본 도쿄도 지치의대 세오 교수 등 일본 의사 6명도 참관해 시술법을 배우기도 했다. 허리 만성 통증의 경우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 원인을 찾기 힘들며 치료도 쉽지 않다. 특히 척추 수술 후나 디스크 및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경우 상처가 아물면서 척추신경 주위에 염증과 흉터가 생기는데 이것이 신경을 건드리면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 치료법은 수술 후 통증이 지속되는 ‘척추 수술후 통증 증후군’ 환자의 경우에도 통증 경감에 효과적이다. 척추신경성형술은 지름 2mm의 주사바늘을 이용해 염증이 있는 부위에 정확히 약물을 주입해 염증과 부종을 치료한다. <글/사진>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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